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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롱일기/하루

[카롱일기] 세상에서 제일 이불 잘 덮는 마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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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롱이는 혼자 이불 덮기의 달인이다.

긴 주둥이로 이불을 들어서 머리부터 꼬리까지 쑥 들어간다.

이불 속에 쏙 들어가서 자기만의 아늑한 자리를 만들고 코만 내놓고 잔다.

그래서 가끔 카롱이 있는 줄 모르고 밟았다가 식겁한 적이 있다.

제발 있는 티 좀 내줘.



맨날 이불을 파는 마카롱 덕분에 우리집 이불은 항상 엉망진창.

이불을 아무리 예쁘게 개어 놓아도 마카롱이 한번 왔다가면 개판.

이불정리는 포기하고 살아야한다.

사람이 보기엔 정리된 이불이 예쁘지만, 카롱이한텐 개판인 이불이 편한거니까.




내가 이불에 들어가 있는 카롱이를 건들면 카롱이는 나한테 경고한다.

으르르르르르르...

“언니야, 나 건들지마라”

그래도 가끔은 이불 속에서 어떻게 있나 궁금해 슬쩍 들춰본다.

발라당하고 있기도, 옆으로 누워 있기도, 뒷다리 하나만 하늘을 향해 들고 있기도, 똬리 틀고 있기도 한다.

그 속에 손을 넣어 카롱이를 만지면 핫팩이 따로 없다.

뜨끈뜨끈뜨끈뜨끈.

한여름에도 쟤는 저러고 잔다.

언니오빠는 더워 죽겠구만.




오늘도 밥 안 먹고 시위만 하던 마카롱.

보통 오빠가 퇴근하고 오면 밥을 먹는데, 오늘은 오빠가 퇴근이 늦다.

결국 지도 배가 고팠는지 밥 달라고 밥이불에 앉았다.

이때다 싶어 얼른 밥을 줬는데 역시나 먹지는 않고 저러고 밥 지키는 중.




결국 밥을 먹기는 했는데, 반 먹고 다시 이불 속에 들어가버렸다.

요즘 개춘기냐.

니 나이가 몇갠데 개춘기야 개춘기는.

밥 가지고 나 힘들게 할래?

내 밥 챙겨먹기도 귀찮구만, 너 밥 챙기느라 힘들다.




결국 밥은 반 밖에 안 먹고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간 마카롱.

아늑해 보인다 야.

좋냐.

난 니가 먹다 남긴 밥이나 치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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